★ 2004년 최고의 한국 영화

모든 카메라가 삶과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진지한 역사 인식을 담는 것이 의무는 아니지만 천박한 자본에 찌든 한국의 영화계에서 이러한 작품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송환]은 역사를 소재로 선택한 저질 블럭버스터들이 한해를 뒤흔든 충무로에 일침을 가한 메마른 한국 영화계를 촉촉이 적신 단비와 같은 작품이다. 어설픈 휴머니즘으로 역사의 아이러니를 합리화시키려는 이상한 부르주아 프로파간다 영화나, 역사의식을 제거하고 한국 전쟁을 단순히 소재주의로 치부시킨 영화들에 비해 [송환]은 정치적, 역사적 거대 담론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인간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춤으로서 인간의 존엄성과 사상의 자유를 일깨워준다.
12년간의 순수 제작기간과 독립 영화의 불모시장인 한국 영화계에서 개봉과 2만 여명의 관객동원이라는 기적과도 같은 사건을 일으킨 [송환]은 2004년에 해외 유명 영화제에서 수상한 그 모든 작품의 성과보다 더욱 위대하다. 사상의 자유를 인정하지 못하는 보수주의자들과 개혁의 탈을 쓰고 보수주의자들과 타협한 정말 조까라고 욕하고 싶은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의 말처럼 욕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다) 무리들에게 [송환]은 과연 사상의 감옥에 복역 중인 것은 비전향 장기수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제 대한민국은 2004년 14월에 그 질문에 대답을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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